"실적이 인격이야"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국장, 부하직원이 그를 부르는 별칭은 독사
팀원이자 입사선배인 9년을 함께 일한 언니가 원나잇으로 임신한 상황을 듣고도
"회사는 일하는 곳이야 나 그런 개인적인 사생활 같은 거 듣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아 그런 이야기를 왜 하는 건데?"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팀장, 부하직원은 그녀를 갑각류라고 부른다
로맨스가 필요해 3 中
나도 한 때 매니저였던 때가 있었다
함께 일하던, 내가 관리하던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불렀을까?
물론 내 앞에선 최과장님, PM님이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를 회자할 때 그들은 어떤 호칭으로 나를 지칭했을까
나는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로맨스가 필요해 라는 다소 달달한 제목의 드라마를 보면서 든 생각이라고 하면 드라마 제작자는 뭐 이런놈이 다 있어하겠지만
나는 로맨스 보다 직장생활의 각박함과 피곤함.. 꿈을 잃고, 자신마저 잃어가는 그 사람들이 더 마음이 아팠다
나 역시도 회사는 일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 개인적인 관계가 생길 수는 있지만
우정쌓고 애정쌓으라고 그렇게 회사가 월급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고있다
그간 나름의 배려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도, 업무적으로 사랑받는 것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잘해준 것보다, 잘못해준 것을 더 잘 기억하니까..
이도 저도 아니었던 모습에 그저 나 역시도 갑각류에 가까운 사람이었을까
그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