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온 길이 있다면 분명히 돌아가는 길 또한.. 있을 것이다
우리가 분명히 돌아가야 할 곳이 있다면.
아직 돌아갈 생각을 하는 것은 이르지만, 그 느낌은 어떨까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은 이루었나 - 에 대한 질문과
내가 원한 것은 무엇이었나 - 에 대한 질문이
꽤나 무게감 있게 마음을 짓누른다
결국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느냐에 대한 물음 이랄까
자신의 삶이 괜찮다고 확신한 시절이 있었다
30대초반의 나이에 크게 노력하지도 않고 이런 생활을 누려도 괜찮은 걸까 - 라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한 때는 이런 알 수 없는 감정에 빠져 친구에게 토로한 적도 이었지만..
결국 그곳에서 도망쳤다
그 후로, 아니 그 전부터 나는 다소 자조적으로 내 상황을 생각해보곤 한다
지금 나는 어떠한가?
블로그를 하지도 않았던.. 2000년대 초반에는 싸이월드 게시판에 그런 글들을 써놓았었지..
그 때 써놓았던 글들을 읽어보면 항상 마음에 안드는 일들 뿐이다
이상은 높고, 노력은 부족한 전형적인 이상주의자, 이상을 현실로 만들지 못하는 그런 다소 한심한..
그렇게 또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해보자고 이야기하지만, 그 역시 쉽지 않다
이 곳에 오기 위해 본 면접에서
사실, 나는 거짓말을 했다 특별한 지원동기를 그럴듯하게 꾸며내었고
면접관이 마음에 들만한 이야기들을 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배운것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 는 다소 사기꾼 기질 다분한 조언들을 듣고 자랐으니까
다만, 나는 이곳에서 결과로 평가받지 않는.. 과정만으로도 훌륭할 수 있는 그런 생활을 원했다
대양을 건너 위치한,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누군가를 돕고 살 수 있다는 것은 큰 성과가 없더라도 분명 훌륭한 일인거니까
그래서 내가 여기에 있나보다
단순히 그 이유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 외에도 복잡미묘한 이유들이 있었다
다른 생활, 문화를 접하고 지내보고 싶었던 동경
5년도 안되는 회사생활에서 느낀 염증
내가 원하는 것을 찾고 싶은 욕구
봉사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따는 기대
뭐.. 이런 말들을 면접관 앞에서 할 수는 없진 않은가?
언제나 그렇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신은 없다
내가 잘하고 있는가 잘 하지 못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멈출 수 없지만, 이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평가해 줄 수 있는 지표따윈 없으니까 그리고 내가 나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어려운 일이고
사람을 떠나 보낼 때 마다 이런 생각이 들진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돌아갈 땐
한번쯤은 다시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
과연 나는 괜찮은 삶을 여기서 살고 돌아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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