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상한 그녀』

영화 『수상한 그녀』

 

영화 『수상한 그녀』 속에는 수상한 그녀가 없다. 우리 시대의 어머니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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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2014)

Miss Granny 

9.1

감독

황동혁

출연

심은경,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정보

코미디, 드라마 | 한국 | 124 분 | 2014-01-22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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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자씨는 이름이 참 많다.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며느리… 우리 시대의 어머니는 이렇게 자신 스스로의 자아로 인식되기 보다는 가족의 주변인으로 불려지는 일이 많다. 아이를 낳고, 아이를 기르며, 가정살림을 맡아야 했던 우리 세대의 어머니들은 그렇게 스스로 자신의 이름과 꿈을 잃어가며, 훌륭하게 그 역할들을 해오셨다.

영화 속의 그녀 또한,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고, 남편을 잃고 어떻게든 자식 하나 잘 키우고 살아보겠다고 삶을 내던진 한국의 어머니이다. 우리 세대는 그런 어머니들 밑에서 자랐다. 유교적인 관념과 여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던 시대적 풍토가 많이 걷어졌으나 아직도 내가 아는 한국 사회는 지금도 이를 무시 할 수 없다. 게다가 노인이 된 그녀의 재능과 그녀의 꿈은 누가 관심을 가져주지도 스스로 돌아 볼 수 없었다. 

우리시대의 어른, 어머니가 꿈을 찾고 이를 이뤄나가는 판타지.

그들이 이뤄놓은 이 좋은 시절을 젊음을 갖고 누리는 판타지.

이를 토대로 영화는 디테일을 쌓아간다. 영화를 보는 동안 웃고, 즐기고, 눈물짓다 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나의 어머니가 떠오른다.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눌 때 가끔 어머니께 더 해보고 싶은 일이 없으시냐고 물어보면 어머니께서는 너희가 이렇게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씀을 하신다. 그래도 나는 나의 어머니가 어머니의 이름으로 살기를 기대한다. 잠깐이라도 삶의 다른 책임들을 내려놓고 온전히 스스로 원하는 것만을 바라보고 사는 판타지를 영화 속에서라도 느낄 수 있도록 어머니와 함께 수상한 그녀를 다시 만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