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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가

혐오의 문화

by garyston 2015. 11. 9.

당신이 혐오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나는 싫은 것이 많은 사람이다. (심지어 내가 싫을 때도 꽤나...) 하지만 혐오의 범주와는 다른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전에 극혐, XX충, X퀴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1년전에 받았던 교육에서 인터넷용어, 줄임말 같은 테스트를 간단히 한적이 있었는데 10개 중에 아는 것이 3개.

이제 나도 이제 아저씨가 되는건가.. ㅋㅋ (나보다 연장자들은 웃겠지만)




그 중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단어들을 몇개 골라봤다



극혐이라는 말은.. 매우혐오스럽다는 뜻.

나는 너를 혐오한다라고 말은 무척이나 잔인해보이지만, 극혐은 인터넷에서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는 단어.

XX충.
말 그대로 벌레.
진지충, 노력충, 설명충, 따봉충, 급식충.. 다양한 그룹/분류의 사람들을 비하하는 것이다
무한도전만 엄청 좋아하는 사람은 무도충이라고 부른다

X퀴.
이것도 벌레의 일종인 바퀴벌레의 퀴자를 따서... 쓰는 비하발언이다
해외축구에서는 레알마드리드의 광팬을 알마드리드 + 바벌레 = 레퀴 라고 부르고
아이유 안티팬들은 아이유의 극렬 팬들을 신선(아이유랑 닮았다는 죄로 ㅠ) + 바벌레 = 봉퀴 라고 부른다.


이것들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잘은 알지를 못한다.

다만, 인터넷 커뮤니티들에서 엄청나게 양산 해내고 있다는 것..


인터넷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없애고, 많은 사람들을 각종 커뮤니티의 이름으로 모으고 있다.

PC통신에서 시작해서

DC인사이드

웃대,오유,일베 등의 유머(?)사이트

보배드림, 뽐뿌, DC매니아, 여성시대 등등의 다양한 취미, 연령, 동질감을 가질 수 있는 모든 주제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심지어 포털사이트의 각 주제별 기사 아래의 댓글들도, 거의 커뮤니티 화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런 사이트 자체가 좋고 나쁘다고 평할 수는 없다.

저런 성공(많은 사람이 모이는)한 사이트에는 다양한 정보와 사람들을 끄는 컨텐츠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방향성이 다소 빗나가고 있는 느낌이 들때가 많다.




축구 경기를 좋아하는 나는 포탈사이트 N사의 기사를 읽고 댓글들도 같이 보곤한다

급식충이란 단어가 처음에 나왔을 때는.. 무슨 말인가 했다

급식충은 초중고 학생들이 급식을 먹는다고 쓰는 말이다

하지만 그 속뜻은 나이어린 녀석들이 축구 언제부터 보기 시작했냐.. 니가 뭘 얼마나 안다고... 하는 의미로 쓰인다.



이런 혐오의 문화에는 이처럼 목적이 있다.


김치녀라는 단어에는 한국여성(일부)들의 이중적인 태도와 그들의 위선적인 모습에 대한 비하를 깔고 있다. 이 역시 목적은 다양하게 생각되겠지만, 분명히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비하를 하면서, 나는 더 나은 사람(좋아하는 객체에 나를 투영하여)라고 생각하고... 

나는 괜찮다는 위안을 얻는다.

결국에 누군가를 까내리면서 내가 더 높은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혐오의 문화를 자신의 동질집단에 표현하면서 인정받고, 관심받고 싶어한다.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이렇게 떠벌린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심지어 요새는 그런 일이 있는 것 처럼 적당히 포장하고 조작하여.. 이런 컨텐츠를 생산한다


예전부터 미디어를 믿기는 어렵다고 많이 생각했었는데.. 각종 기술을 발전으로 이런 조작은 너무 쉬워졌다



포털, 커뮤니티, SNS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지를 않는다

간혹 이런 상황을 반기는 듯한 기분이 들때도 있다

트래픽은 돈이니까. 

나도 작은(소박한) 블로그를 꾸리고 있지만, 구X 에드센스 광고를 달고 있다. 누군가가 광고를 클릭해주면.. 돈이 벌어진다. 다음메인에 블로그 글이 걸렸던 하루에 20$가 넘게 체크되었다고 나타났다. (물론.. 상업적용도의 포스팅은 하나도 없다 -_-)


그리고.. 이런 커뮤니티들은 이용하기가 참 좋다

정치적, 경제적 목적으로 누군가가 이용하려고 한다면 참 편하달까... 

검증되지도 않은 정보, 조작된 정보가 여론을 몰아.. 누군가의 목적에 의해 저절로 움직여준다.


지금 이 상황에서 무언가를 변화시키려는 구성원이 없는 이상, 자정작용은 어렵다.





결론 내기는 어려운 이 글을 맺자면,

생각없는 말장난과 자극적인 컨텐츠들은 당신을 웃게 만들 수 있다

그 웃음 뒤에 당신이 누군가를 무언가를 혐오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을 조금은 인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속에서 당신 역시 하나의 혐오의 대상이 되어감을 알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혐오의 대상에서 완벽하게 벗어 날 수는 없다


그 집단이 혐오하는 것은 세상의 일부겠지만, 그 집단들이 혐오하는 것은 세상의 일부가 아니다.



당신 또한 이 혐오의 문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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