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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가

단상.

by garyston 2015. 5. 29.
#1. 은퇴

같이 함께 일해왔던 안드레씨가 일을 그만 둔다고 한다 어린이날 행사가 있는 일요일이 마지막으로 함께 일하는 시간이 될 듯 하다 사실 은퇴라는 것은 당연히 일어나는 필연적 사건이다 언제까지고 일을 하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


그렇지만, 신장쪽이 좋지 않아 혈액투석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는 조금 씁쓸했다

26년 동안 해오던 일을 그만둔다는 것, 그리고 건강도 좋지 않다는 것(사실 본인입으로 그 동안 먹어온 많은 설탕과 소금이 자신의 건강을 해쳤다는 것을 순순히 인정하더라)이 속이 상하더라


9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2명의 운전수를 겪었다 헨리와 안드레 

장난기 많고, 다소 까부는 경향(얼굴만 봐선 모르지만 20대 중반)이 있는 헨리의 뺀질거림보다는

차량에 대한 문제점을 찾아 같이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청결에 큰 관심을 가져주는 성실함이 무척이나 고마웠다


안드레의 은퇴가 아쉬운 건, 

좋은 업무 파트너를 잃어서 일까

그의 건강과 일을 그만둔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일까


속상한 마음조차 이기적인 생각으로 발현된 것일 수도 있네

원인이야 어찌하여도 나는 그의 은퇴가 아쉽다 모든 기관 직원이 그의 은퇴를 아쉬워 한다

친구를 잃는다는 건 속상한 일이니까




#2. 모금


다소 긴 휴가를 가기 전, 영양차량(Nutricion 인데 영양이라고 하니 말이 좀 웃기다)의 운전수인 카솔라씨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은 찾아 뵙지 못했지만 마음 한켠에 미안한 마음이 조금 자리잡았다

그리고, 휴가가 끝나고 돌아와서는 알렉스의 형제가 뇌수술을 했다는 이야기



아침에 왠일로 기관 모든 직원들이 모여, 주스와 커피 그리고 우미따스를 함께 먹었다

기관장이 이 둘을 위한 모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더라


각 사람에게 5$씩 모금을 하자는 이야기

큰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거니까


시실 나는 알렉스랑 친분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꽤 많은 편이다(그도 그렇게 생각할 진 모르겠지만)

카솔라씨도 같이 일을 다닌지 시간이 꽤 되었고.. 다른 직원들 보다는 친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5$ 이상을 전달하고 싶은 생각을 했다 사실 5,000 원은 한국에서 생각하기에는 너무 작은 금액이니까


하지만, 내 이기적인 두뇌는 

내가 많은 돈을 기부했다는 이야기가 돌 것이고 이는 또 이런 상황이 일어났을 때, 나에게 당연히 많은 기대를 하게 할것에 대한 우려를 하기 시작했다 나뿐만이 아닌 다른 한국 사람들에게도.. 뭔가 하나 해주기 시작하면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여기 사람들의 특성을 몇번 봐온지라 조심스러워 진다


결국, 5$씩 내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련의 상황들 때문에 내 성의표현하는 것에도 고민을 해야하는 상황은 뭔가 스스로에게 기분 나쁜 일이 되었다




#3. 이해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나는 사람을 이해하는 대에 있어서 무척이나 긴 시간이 걸리고, 심지어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그런 증세가 있다 (증세라고 말할 만큼 나에겐 좋은 일이 아닌지라 병이라고 지칭하고 싶다)


변명을 해보자면 누군가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그 사람의 배경이나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나에겐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더욱 힘들다

사람을 이해하는 일에 에너지를 많이 쏟는 편도 아니거니와, 솔직히 타인에게 그렇게 큰 관심이 없는 것도 해당 증세를 더욱 강화시킨다


덕분에 같은 공간에 오래 있더라도 단절된 상태로 지내기도 하고,

짧은 시간 스쳐지나갔음에도 상대를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사실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믿는 것 자체를 오만함으로 판단하고 있으니, 

결국 이해는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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