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도시는 아니지만,
내가 생활하는 생활권이 너무나도 조그마한 지라 대부분 걸어서 어딘가로 이동하고는 한다
그러던 내 뒷모습. 저때는 9월쯔음으로 기억한다.
이제 곧 4월.
4,5,6,7 4개월 과 마지막 8월의 20일. 이면 내 계약은 끝이난다
코이카 단원은 각각 계약으로 2년간 봉사하기로 되어있으니까, 정부의 국제원조기관인 단체에서 봉사를 위한 단원들과 계약을 맺는다는 것이 좀 이상했다. "계약"이라는 어감 자체에 거부감을 조금 가진 정도였겠지
그 계약이 끝이 난다.
그리고 돌아간다.
원래 내가 있었던 곳으로..
최대리가 앉았던 자리는 한국에 없고,
내가 살던 전세집은 계약이 끝났으며,
같이 살던 누나는 결혼을 해서 매형과 같이 살고 있고,
명절에 찾아가면 늘 계셨던 할머니는 현충원에 가야만 만날 수 있고,
집에가면 밥달라고 냐옹 거리던 가루도 더 이상 없지만...
나는 돌아가게 될 것이다.
내가 원했던 무언가가 길 가운데 쯤에 놓여져 있고.. 1년은 거기까지 걸었고, 또 1년은 돌아온다고 생각한다면.. 이미 돌아오는 길도 반이상이 끝났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허나, 2년간의 활동은 1년간 떠나고 1년간 돌아오는 그런 길이 아니었던 것 같다.
시축을 따라 한걸음씩 걸어서 결국.. (지구는 둥그니까 돌아오겠지) 돌아오게 되지만, 한번도 같은 길을 걷지 않는 돌아오는 길.
나는 그곳에 도착하는 곳이 목적이 아닌 이 길 위에 서있는 목적으로 이곳에 왔으니,
돌아가는 길이 아닌 계속 앞으로 향하는 길일뿐이고,
끝이 보인다고 해서.. 이제는 여유 있게 택시에 올라탈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늘 그래왔듯이 한 걸음씩 조금씩 천천히 이 길위에서,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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