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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가

협력과 경쟁, 그리고 균형

by garyston 2015. 1. 31.

다양한 시골학교를 방문하면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되네요

예를 들자면, 손의 깨끗한 정도, 수업 집중도의 정비례 관계라는 가설에 대한 다양한 경험적 증명이라든지, 학교 규모가 작을수록 7학년과 6학년의 수업이해도 차이가 적다든지.. 이렇게 저렇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죠

 

최근에 많이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이런 부분이랄까요

수업 막바지에 마우스 사용법도 익숙해질 겸, 두뇌개발(?)에도 도움이 될 겸 동물그림퍼즐을 게임으로 진행하고는 해요

하나의 퍼즐을 맞추면, 다음 퍼즐으로 넘어가는 그런 뻔한 게임이죠

많은 아이들은 자신이 좀 더 빨리 완성해서 앞서나가고 싶은 마음에 편법(퍼즐을 완성하지 않아도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죠)까지 이용해서 끝까지 이 게임을 클리어 했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하죠.

되려 똑똑한 아이들이 편법이 있다는 것을 깨우치고 영악한 방법을 잘 이용하기도 하죠.

세상의 헛점을 이용해서 편한 방법만을 찾다가 꾸준한 노력을 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는 영악하기만 하고 현명하지 못한 어른들을 떠올리게 하죠

 

아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이게 아니라.. 

대부분 학교의 아이들이 위와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는 거에요

돋보이고 싶고, 다른 사람보다 앞서고 싶은 욕구와 욕망이 가득한 심리겠죠. 어쩔 수 없죠 세상은 경쟁이니까요

누구보다 앞서고 나은 점이 있어야 더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그런 사회적 풍조.. 아니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고 할까요?


엊그제 정말 작은 학교를 방문했었네요

전체 학생이 6명인 그런 정말 시골의 작은 학교

여러 수업을 할 필요가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농담도 주고 받으며, 설명 후에 이해했는지 다시 확인하고 또 물어보고 장난도 치고 그렇게 편하게요

그러고 마지막에는 퍼즐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죠

사실 게임을 미끼로 수업에 집중해달라고 요청한답니다

퍼즐게임의 요령에 대해서 알려주고 자리에 앉아서 조금 쉬고 있던 중에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마주하게 되었죠


특별한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먼저 퍼즐을 맞춘 아이들이 퍼즐을 잘 맞추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친구들이 다 퍼즐을 맞추면 다 함께 다음 퍼즐로 넘어가는 그런 광경이었죠

대부분의 아이들이 교사인 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저 다했어요 라고 말하던 상황에 익숙했던 제게 익숙하지 않은 장면이었죠.


기관으로 돌아오는 동안 협력과 경쟁에 대해서 잠깐 생각했었죠


교육 측면에서도 절대 다수의 향상이 중요한 것인지, 절대 총량의 향상이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경제부분과 마찬가지로 많이 고려되고 있죠.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교육학자도 자신의 자식들이 주변과 함께 하는 협력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기 보다는 경쟁에서 승리하길 원하고 있지 않을까요? 한국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매우 높은 청소년 자살률을 가진 불명예를 갖고 있지 않은가요? 회사에서도 협력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홀로 뛰어난 사람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 않은가요?



물론 경쟁이 배제된 협력만이 절대적 가치라는 말은 아니랍니다

다만 적절한 균형을 위한 배려와 변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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