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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ntario de corea

기증식을 앞두고 - 현장사업(14)

by garyston 2015. 11. 20.

기증식 당일.


지금은 10시 10분.


기관 직원들을 (매우) 귀찮게 하고.. 준비하고 신경쓰고 하다보니 막상 당일에 별로 신경쓸게 없어지는 느낌이다

여유롭달까 (그래도 뭔가 빠진게 없이 완벽한 기증식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너무 완벽하면 인간미 없잖아 ㅋㅋ)



멍하니, 

메일도 확인하고

일본을 이겼다는 야구 소식도 보고

조금 일찍 퇴근해서 오후에 돌아오기 전에 머리도 자르고, 구두도 닦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가는 프로젝트의 기억들도

사실 프로젝트는 끝난 것이 아니다


기증식이 끝나는 거지



사무실의 행정 편의를 위해 기증식을 다 함께 한다고 조금 빠듯하게 진행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더 있었다고 뭐가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 같다


왜냐면 여긴 에콰도르니까

뭐 부정적으로 말하는 건 아니다 그냥 생각하는 것 자체가 다르달까?


한국에서도 일을 하나 할때 예민해지는 내가 많이 내려놓게 되는 것 같은 느낌 (한국 돌아갔을 때 이게 좋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뭐 그래도..

뿌듯하다.


생각한대로 기관에서의 협조는 제한적이었다

그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시청의 구매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오래 걸렸고.. 그게 이유가 되어 그닥 빠르게 움직이지 않을 뿐

그러다보니,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뭐랄까. 자급자족하는 느낌의 프로젝트랄까

일례로 커튼 살 돈이 없어서 커튼 천을 떼와서 바느질로 커튼을 만들고, 코워커와 커튼봉을 사서 직접 설치했다

파티션이 쳐진 책상을 살 돈을 받질 못해서 기관의 착상들을 가져다가 놓고 파티션을 목공소에서 만들었다 물론 설치까지


복지센터이다 보니 아무래도 목공교육소, 재봉교육소가 있다

그래서 그냥 거기서 무상(그래도 직원들 월급은 주니 완전 무상은 아니네)으로 작업을 했다


조금 있다가 먹을 간식도 제빵수업하는 장소에서 직접 만든 것이다;


이런방식으로 나도.. 직접 대부분의 일을 했다

프로젝터 받칠 가구를 설계한다던지, 현판 디자인 설계, 벽걸이용 디자인 설계 등.. 

암막 및 가림막 설치도 내가 직접 다쳐가면서 했다 (이상하게 한번씩 다친다 -_-)


요새 참 높은 곳에 많이 올라간다 ㅋㅋ


예상 외로.. 동영상강의는 많이 만들지 못했다

여전히 컴퓨터 관련 어휘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래도 엑셀 20강, 워드 10강 은 꼭 만들고 가리라.


그러고 보면, 코이카가 고마운거지 나는 딱히 한일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27,000 $ 라는 돈을 받아다가 잘 쓰기만 했지 뭐...


은행업무가 좀 짜증나긴 했지만



글을 쓸려는 목적은 이게 아닌데 ㅋㅋ

사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


기증식에서 쓸 영상에서는, 감사하다는 말을 다 적질 못했다

사실 시간의 제약이 있어서리 ㅋ




첫번째로, 설현영 언니님

재능 착취 당해주셨다; 만들어 주신 캘리그라피를 사방팔방 잘 쓰고 있다

컴퓨터 배경화면 부터

현판, 벽걸이, 각종 인쇄물에 다양하게 쓰고 있다


바쁘신 와중에도 한국에서 예쁜 글씨 보내주셔서 너무나도 고맙다

사실 내 지인이 아니다 친누나랑 친한분이라 도와주신 것이고..  결국 누나한테도 고맙다 ㅋ


두번째로, 기관장 파니.

기관장은 코이카를 잘 이용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단원들에게 잘 하려고 하는 편이고..

덕분에 나도 수혜를 많이 보았다

뭐가 막히거나 진행이 더디면 무조건 찾아가서 해달라고 괴롭혔다

웃으면서 즐겁게 도와주며... 에콰도르 사람들의 행동이 좀 느리고 책임이 없다고 같이 이해해주는 (척 일지도 모르지만) 사람이다

사실 고맙고, 현장사업 때 의지가 많이 되었던 사람


세번째, 볼리바르

컴퓨터 교사이자 한 때 같이 사무실을 같이 썼던 코워커 같은.. (사실 코워커는 아님) 분이다

기관 사람 중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도와주고 함께 하려고 먼저 나서주는 유일한 사람 (다른 사람들은 돕긴 하지만.. 내가 요청을 해야 돕는다 ㅋ)

성실하고 예의바르고 남의 기분을 해치지 않는다

여러모르 배울 것이 많은 분이다


그래서, 현장사업에서 돈 쓴 포션 중에 절반이 넘는 부분을 컴퓨터 강의실에 투자했다 ㅋ

애정과 비례..!? ㅋㅋ


네번째, 다닐로

코워커. 

지역유지로... 내가 뭘 물어보고 어디서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답을 줄 수 있는 리오밤바 지식인 같은 사람 ㅋ

성격은 불같고.. 장난끼도 있고.. 간혹 무책임하다 ㅋ

그래도, 내게는 정말 필요한 사람이랄까... 최고는 아니지만 90점은 되는 충분히 좋은 코워커~

이래저래 많은 도움을 주셨지~~



크게 도움을 주신 분들은 여기 까질까..!?


마리엘레나가 연설문(?) 손봐주신 것도 무척 고맙고..

항상 이래저래 신경 많이 쓰는 모니카와 아니따, 내가 자주 귀찮게 구는 제시.

천성이 친절한 알렉스, 쿨한 하이메, 운전한다고 몇번 씩 부려먹은 까를로스, 미겔 형님도... 늘 감사

방코 피친차의 게으른 -_- 뱅커들도... 결국 뭐 도와주긴 했으니까 감사하다 ㅋㅋ

컴퓨터 거래를 늘 했던 시스테마켓의 직원들에게도 감사. 에콰도르에서 시간 제일 잘 맞춰주는 한국 같은 가게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뿐)

가구를 제작해주신 호아킨 형님

그리고, 커튼 제작해주신 ... 이름을 모르겠다 재봉수업 마에스트라!

이것저것 조율해준 까르미따, 간혹 도움을 준 정신과 의사 세분

자주 청소 시켜도 ... 툴툴 대면서 청소해주신 청소해주시는 두분

그리고, 기관의 집사님 히롱 까지


다 감사하다 정말.


현장사업 승인 해주신 소장 및 관리요원들도 감사.

심의위원회때 겁나 까인거 잊지 않겠다 -_- ㅋㅋㅋ



그리고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 사람은.. 저 멀리 카리브 해에서 더운 날씨에 애들 가르치느라 고생하고 있을,

나의 사람.


현장사업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누구보다도 내 현장사업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다

왜냐면.. 내가 툴툴대고 이런부분이 있고 이런 문제가 있고... 늘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


살아가는데 버팀이 되고, 힘이 되는 사람이다

이제까지 괜히 언급되고 이야기 될까봐... 블로그에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쓰고 싶네


사랑하는 당신. 큰 힘이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기증식은 잘 지나갈 것이다

무책임하게 아무것도 안해놓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할만큼 했고, 많은 사람들이 신경쓰고 있으니 뭐;

(이런식으로 밖에 말을 못하나 난 ㅋㅋ)



큰 의미를 두고 있진 않지만, 잘 지나가길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모두 감사했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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