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도 한참 철없는 시절의 이야기다
미팅서비스 같은 것에 재미삼아 가입했다가, 뭔가 매칭이 되어서 만난 사람이 있었다
글 잘쓰는 간호사였는데.. (지금은 뭐하고 사는지도 모른다) 홍대 앞에 오게 되면 간혹 나한테 연락해서
"오빠 뭐해?" 를 외치던, 홍대 앞에 오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진짜 애는 아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그 아이의 생일 때 즈음에
"오빠 홍대 있으면 나 생일 축하해주러 와라"
라는 메시지를 받고, 그 자리에 잠깐 들린 적이 있었다. 그렇게 그 아이의 절친 둘을 만났다.
한 명은 구두 디자이너였고,
또 다른 한명은 ㅁㅁ투어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여행사에서 일하면 뭐하는거지.. 여행플래너인가? ㅎㅎ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아이가 나를 소개하며..
"엄청 위험한 오빠" 라고 이야기를 하더라
뭔가 친구들에게도 나를 소개하고 싶은 모양이었고.. 그 둘도 친구가 데려온 엄청 위험한 오빠인 나를 흥미롭게 지켜보더라 그 때까지만 해도 충분히.. 사람들 많은 곳에서 활발하게 놀던 시절이라 명함도 주고 받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를 "엄청 위험한 오빠"라고 소개했던게 니들은 이런 남자 만나면 절대 안된다며 피해야 할 남자를 알려주기 위해서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를 하더라
당시 내 기억으로는 그 아이는 나를 좋아했었고, 난 그 아이와 연애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되려, 여행사에 다니는 (남자친구가 해외에 장기간 연수를 나가있는) 친구가 마음이 들더라
나중에, 명함을 준 건 연락을 해도 된다는 뜻이라고 생각을 하고 문자를 날렸더니
그 아이가
"오빠 얘는 순진한 애야 오빠가 건드리면 안되"라며 화를 냈었다.
뭔가.. 자신을 봐주길 바란 남자가 남자친구도 있는 자신의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는 게 분했을까?
또, 내게 연락을 받고 친구에게 바로 알린 그 아이도 나를 많이 경계해서 그랬던 걸지 친구와의 우정이 소중했던 건지는 알 수 없다
쉽게 끊어질 수 있는 인연이었고
난 호감이 없는데 내게 화를 내는 여자를 굳이 내 곁에 둘 필요가 없었으니
그렇게 서로의 삶에서 깨끗하게 지워졌다
이상하게도 여행사에 다니던 그 여자애 이름이랑 얼굴이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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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여자랑 너랑 닮았어"
"그래서 나와서 한잔 더하자고 한거야?"
"그냥 그렇다구. 건배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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