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은교」 그리고 영화 「은교」
소설은 이적요 시인이 죽은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다.
그 후로 이적요와 서지우가 서로 남긴 글을 변호사가 보면서, 내용이 전해지는 관점에서 글을 읽을 수 있다.
물론 영화와 소설은 시간적인 부분이나 많은 부분들이 다른모습을 보인다.
소설의 문구와 영화의 대사는 조금씩 다르고, 순차적으로도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좀 더 영화에서 극적인 장치로 활용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느껴진다. 심하게 말하면 원작을 훼손했다고 할 정도로... 다른 면을 보인다.
영화화된 소설은 이렇게 문제점도 있지만, 이렇게 좋은 소설을 이슈화 시켜 많은 대중에게 알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지 않을까.
아무래도 영화보다는 책에서 더 좋은 문구를 찾아낼 수 있었다.
글을 읽다 마음에 와닿은 문구를 정리해보았다.
1.
여성에게 있어 연애는 영혼으로부터 감각으로 옮겨가는지 모르지만,
남자에게 연애는 감각으로부터 영혼으로 옮겨간다.
2.
늙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니다, 라고 나는 말했다. 노인은 '기형'이 아니다, 라고 나는 말했다. 따라서 노인의 욕망도 범죄가 아니고 기형도 아니다, 라고 또 나는 말했다. 노인은, 자연일 뿐이다. 젊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움이 자연이듯이.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
3.
친구가 되고 애인이 되는 데 나이는 본원적으로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나의 열일곱과 너의 열일곱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면 그것이겠지.
영화에서 느껴지는 캐릭터는, 청자의 시각적인 감각에 의존하여 이미 결정되어져 버린 이미지를 보기 때문에, 상상력이 제한되게 된다. 이미 이미지를 구축한 시점에서 책을 본 나는... 은교, 김고은 역을 제외하고는...
남은 두 사람의 역할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딱히 누가 이들보다 연기를 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선듯 말하기가 어렵다.
그동안 생각해오던 문제를, 시적인 문체로 풀어주어 고급스럽게 와닿는 느낌이 강한 영화, 소설이였다.
늙음과, 욕망에 대한 고찰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김무열과 박해일은 활, 은교에서 연달아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ㅎㅎ 이것도 인연이랄지?
아래는 다음에서 제공하는 링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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