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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그녀, 파리에서의 기억

by garyston 2013. 2. 4.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기도하고, 일생을 그리워 하면서도 평생을 아니만나고 살기도 한다.

피천득과 아사코는 그렇게 후회나 회환이 있었겠지만


물론 그들처럼 애틋하진 않지만, 나도 그런 인연이 있었다.


2007년 말 파리

이제 거리에서 마주쳐도 못알아볼테지만, 잊혀지지 않는 사람 그리고 기억이 있다.


홀로 배낭여행 중이던 겨울에 파리는 나에게 많은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주었고 많은 와인과 즐거움을 주었었다.

한 도시에서 8일을 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정인지라

게다가 한 숙소에서 그렇게 긴 시간동안 머문적이 없기에 자연히 민박에서 가장 오래 머문 사람이 되었고,

외각에 위치한 숙소를 찾지 못해 헤메이는 사람을 도와주러 나간적도 꽤나 있었다.


그날 역시 늦은 시각이였기에, 편한 행색으로 밖에 나가서 숙소를 찾는 사람을 찾았었다.


다소 앳되 보이는 20대 초반정도의 여행객, 사람이 별로 없는 지역이였기에 한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형식적인 대화를 하며 숙소로 안내하였다. 


당시 숙소는 1층은 로비였고, 2층으로 올라가야 하는 구조였는데.. 캐리어가 무거워보여 그정도는 들어줄 요량으로 이야길 건내었더니 뜬금없이 나에게 선불로 얼마드리면 되겠느냐고 묻는 것이였다.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였지만, 헛웃음이 나왔다. 일단 말을 끊고, 2층에서 간단한 식사부터 하시라고 이야기를 건넨 후 방으로 들어와서 내일 떠나기 위한 준비를 했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착각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했었던가 기억나지는 않지만 분명 내가 이곳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은 알게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는 다음날 아침 일찍 파리를 떠났다.




나와 친했던 누나들을 파리에서의 인연에서 끝나지 않고,

니스에서 깐느에서 마드리드에서 인연을 이어갔고,


지금까지도 가끔 얼굴보는 사람들도 있다.



2008년 5월 즈음이였나, 그 때의 인연이였던 한 누나가 강남인데 파리 사람들 모여있다고 시간나면 와서 같이 이야기하자고 했었었다.

물론 나를 민박주인으로 생각했던 그녀도 그곳에 있다고 했었다.


나중에 누나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였지만, 그 사람도 나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짧은 순간이였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난 그 사람을 기억한다.


그 당시에는 과제 마감일에 쫓겨 여유를 내지 못하여, 인연을 잇지 못하게되었지만 

취업이 되고 회사를 3년째 다니고 있는 지금은 그 때 그 과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 때의 시간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았나 후회하고는 한다.


한번을 만나고 평생을 그리워 하는 정도는 아니겠지만 내 20대의 즐거운 에피소드가 되어준 당신께 이야기를...



- 그 당시에 그 사람이 봤을 나의 모습



오늘 사진 정리를 하다 옛 기억에, 추억에 다시 이렇게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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