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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활동

희망나눔으로 보낸 편지.

by garyston 2014. 11. 7.

「마포희망나눔과 나」라는 주제로 글을 쓰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일 것 같았는데 막상 쓰려니 어렵네요.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 동안 마포희망나눔에 무얼 주고, 무얼 받았는지 다소 계산적으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꾸준히 봉사한 건 4년이 채 안될 겁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동청소년멘토링, 홀몸노인반찬나눔, 청소년봉사단 관련 활동, 각종 행사 참여, 활동 홍보, 운영위원으로 반년정도 활동했었구요. 2달정도 인턴으로 활동도 했었죠. 다들 성실히 참여하진 않았지만, 마포희망나눔에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데려온 사람도 꽤 있었구요. 돈을 벌고 있던 시기에는 작은 금액이지만 후원도 했었네요.


저는 어떤 것을 받았나 생각을 해보니, 일단 기부금영수증을 받았죠. 봉사활동 시간도 받으려면 꽤나 많이 받을 수가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거 제출할 곳이 이제 없긴 하네요. 인턴 활동을 하면서 월급도 받았고.. 지역지에 기사도 났었고, 서울시 블로그에 인터뷰도 올라가는 영예를 얻었죠. 실은 그런 것들 보다 더 중요한 걸 많이 얻었습니다.


한참 동안이나 마음을 열지 않던 첫사랑 그녀처럼 시큰둥하던 멘티가 제 손을 먼저 잡았을 때의 설레임. 땀을 뻘뻘 흘리면 모시고 다녔던 할머니께서 저를 기억하고 찾아주셨을 때의 반가움. 김장으로 마을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며 느꼈던 따뜻함. 크고 작은 일들에 가족보다 더 가깝게 고민해주시고 감싸 안아주셨던 다정함.


지금에서야 봉사하러 온 이곳에서 제가 한일보다 받은 것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마포희망나눔에서의 활동을 통해 마음을 욕심으로 채워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이곳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삶의 방향에 대한 확신이 생겨 지금은 5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에콰도르 오지의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졸업을 하고 회사원이 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3년동안 얼굴 한번 비추지 않았던 제가 또 문을 두드렸을 때에도 언제나처럼 웃으며 맞아주셨습니다. 2년 후에 한국에 돌아가면 어김없이 또 문을 두드리려고 합니다. 그 때도 웃는 얼굴로 맞아주시길!

 

2014. 11. 06. 에콰도르에서 최은규.